박원순 서울시장 <뉴시스>
[일요서울 | 오두환 기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년 집권론'을 넘어 '50년 집권론'을 꺼내들면서 다소 때이른 감은 있지만 여권 내부의 차기 대선 후보군은 누구일지 관심이 쏠린다.

이 대표는 지난 17일 민주당 창당 63주년 기념식에서 "민주당은 우리나라 민주주의를 이끌어가는 유일한 기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앞으로 민주당이 대통령 열 분은 더 당선시켜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당대표 선거 과정에서 차기 총선 불출마를 공언한 뒤 "당대표를 마지막 소임으로 삼겠다"고 했다. 일단 이 대표가 '50년 집권론'을 들고 대선에 직접 등장하기 보단 '제2의 노무현·문재인' 등장을 위한 기획자에 머물 공산이 큰 셈이다.

문 대통령과 민주당이 높은 지지율을 구가하는 만큼 후보군은 넘쳐난다. 박원순 서울시장, 이낙연 국무총리,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김경수 경남도지사, 이재명 경기도지사,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 추미애 민주당 전 대표, 송영길 의원 등이 자천타천 언급된다.

대선이 3년 반이나 남아 유력 후보를 거론하긴 이르지만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역대 첫 민선 3선 시장'인 박원순 시장이 초반 우위를 가져가는 모양새다.

리얼미터가 CBS 의뢰로 지난달 27~31일 5일간 전국 19세 이상 성인 남녀 2507명(95% 신뢰수준 ±2.2%p·응답률 14%·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의원회 홈페이지 참조)을 대상으로 한 '범진보·범보수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를 보면 박원순 시장이 1위를 자치했다.

박 시장은 역대 첫 3선 서울시장으로서 쌓은 인지도와 행정 경험이 장점이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를 민주당이 싹쓸이하면서 지지율을 끌어 올리기 좋은 환경도 조성됐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야전 사령관'을 자임, 지원유세에 전념하면서 취약점으로 꼽혔던 당내 기반도 작지만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김경수 지사의 '친문', 이재명 지사의 '손가락혁명군' 같은 열성 지지층의 부재는 대선 가도의 약점으로 꼽힌다. '여의도·용산 마스터플랜', '경전철 조기 착공' 발언으로 수도권 부동산 급등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리얼미터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낙연 총리 10.7%, 김부겸 장관 10.4%, 김경수 지사가 9.4%, 이재명 지사 7.0%, 임종석 비서실장 3.8%, 추미애 전 대표 3.4%, 이해찬 대표 3.0%, 송영길 의원 2.9% 등이 박 시장의 뒤를 쫓았다.

이낙연 총리도 4선 의원, 광역단체장 등을 역임해 대권에 도전해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 내각의 군기반장 역할을 무난히 수행하고 있고 국정감사와 대정부질문에서 '사이다 총리'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인지도도 상당하다.

호남 출신 비문으로 분류되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사태 당시 새천년민주당에서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지는 등 '친노-친문'과 관계도 원만한 편이다. 단 1952년생으로 다른 후보들에 비해 고령이라는 점이 약점이다.

김부겸 장관은 대구에서 당선된 민주당계 의원으로 지역주의 타파라는 '상징성'을 갖고 있다. 중도 보수·개혁 성향 지지층을 끌어 안을 수 있는 정치인으로도 꼽힌다. 현 정부의 초대 행정안전부 장관으로 업무 수행 능력도 인정 받고 있다. 당대표 경선을 지원하는 등 이해찬 대표와 관계도 원만하다.

단 당대표 불출마 선언 과정에서 드러난 이른바 친문 주류들의 견제는 대권 도전을 위해서는 해결해야할 문제다. 현재로서는 당 주류인 친문의 지원 없이는 당내 경선 승리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김경수 지사는 첫 민주당계 경남지사다. 드루킹 인터넷 댓글 조사 사건 대응 과정에서 당청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을 넘어 당내 최대 계파인 '친노친문의 적자'라는 이미지를 굳혔다. 초선 의원에서 전국구급 인지도도 확보했다.

단 드루킹 사건의 재판 결과에 따라 대권가도에 악재가 생길 수 있다. '친노친문'이라는 점을 빼고는 아직까지 특별히 보여준 것이 없다는 것도 약점이다. 경남지사로서 도정 성과에 따라 차기 대권주자 또는 차차기 대권주자로 체급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지사는 촛불집회 과정에서 전국구급 인사로 떠올랐다. 소년공 출신 기초단체장이라는 개인사와 무상급식, 청년수당 등 진보적인 시정 운영은 당내외 진보세력을 열성 지지층으로 이끌었다. 형수 욕설·조폭유착·김부선 스캔들 등 의혹을 뚫고 지사직을 거머쥐었다는 점에서 경쟁력이 입증됐다.

단 대선 경선과정 중에서 문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면서 당내 최대 계파인 친문과 거리가 생긴 것은 약점으로 꼽힌다. 이 지사가 반대 정파와 대립각을 통해 정치적 선명성을 강화하는 본인의 정치 스타일을 경기도정에서 어떻게 풀어내느냐에 따라 대권 행보의 명암이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임종석 실장은 청와대 핵심 실세로 꼽힌다. 임 실장은 청와대 업무는 물론 남북, 북·미 정상회담 전면에 등장하는 등 존재감을 강화하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정무부시장을 지내는 등 한때 '박원순계'로 분류됐지만 현재 '신친문'으로 분류될 정도다. 단 운동권 출신으로 보수층의 거부감은 극복해야할 과제다.

추미애 전 대표는 탄핵 정국과 19대 대선, 지방선거를 무난하게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단 당내, 당청간 소통이 원활하지 못했다는 평가도 있다. 송영길 의원은 이해찬 대표에게 석패했지만 친문 주류가 지원한 김진표 의원을 꺽어 당내 기반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편, 안희정 전 충남지사는 19대 대선 경선 과정에서 문 대통령을 위협할 정도로 당내외 지지를 받았지만 성추문으로 당에서 제명된 상태다. 1심 재판부가 무죄를 선고하면서 형사 책임은 벗어날 가능성이 생겼지만 도덕적 책임까지 해결될지는 미지수다. 적어도 다음 대선까지 정치적으로 재기할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아 보인다.

오두환 기자  odh@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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